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브릿지워터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실제 운용 방식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모든 것” 페이지에서 백테스팅할 때 활용했던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자산 구성 및 투자 비중은 “Money”라는 책에서 토니 로빈슨이 레이 달리오를 인터뷰 하면서 언급된 비중을 참고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시 한번 그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전세계주식30%, 미국중기국채 15%, 미국장기국채 40%, 금7.5%, 원자재7.5%”의 비중으로 주식에 30%, 채권에 55%, 실물자산에 15% 배분한 포트폴리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레이 달리오가 브릿지워터라는 본인의 헤지펀드에서 실제로 운용하는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자산 구성과 투자 비중은 약간 다릅니다. 대략적으로 어떤 자산 구성이 어떤 투자 비중으로 운용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레이 달리오가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처음 설계할 때 어떤 의도로 자산군을 선정하고 비중을 선정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위의 영상에서 레이 달리오는 우선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투자 대상에 분산해서 투자한다면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향상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상관관계가 낮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섞을 때 왜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낮아지는지에 대해서는 “99% 사람을 위한 1% 방법론“에서 자세히 설명드린 바 있으니 설명드린 바 있으니 잘 모르시는 분들은 우선 이 칼럼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어떤 목표 수익률을 훨씬 더 낮은 변동성으로 달성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투자자들이 꿈꾸는 투자의 성배나 다름없습니다. 즉 이 영상에 따르면 레이달리오는 우선 서로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자산군을 찾아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찾는 방법은 사실 자산군의 가격 데이터만 있다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의문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를 지속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제공해주는 다양한 칼럼과 논문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몇가지를 소개해드리자면 우선 PIMCO quant 팀에서 발간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보고서 링크)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27년부터 2013년까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해왔다는 것입니다. 90년대 이후는 비교적 두 자산군의 음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오래 유지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한 기간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보고서에 있는 도표를 인용한 것입니다.

 

 

PIMC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상관관계는 실질이자율, 인플레이션, 실업률, 성장률과 같은 4가지 팩터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실질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이라는 팩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때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양이 될 가능성이 높고, 실업률과 성장률이라는 팩터의 영향이 클 때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어떤 팩터가 현재의 경제체제나 상황에서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상관관계는 언제나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연구를 한 다른 논문에서도 (Stock-Bond Correlations, Macroeconomic Regimes and Monetary Policy) 역시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중앙은행의 통화기조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정책기조가 긴축적일수록 주식과 채권의 관계는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완화적일수록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검은선은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수칙이고, 회색영역은 중앙은행의 정책기조인데, 수치가 클수록 긴축적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런 연관성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미국 이외의 다른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역시 같은 논문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09년 4분기 브릿지워터의 “The All Weather Strategy” 보고서에서도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아래의 내용을 일부 인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자산군 간의 단순한 상관 관계에 의존할 수 없다면, 최고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자산군과 경제 환경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에 기초하여 위험을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지만, 경제 환경에 대한 자산군의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일관되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자산 가격은 미래 상태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고 자산 수익은 기대치에 비해 상황이 어떻게 진화하고 기대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것은 주식과 명목 채권 사이의 불안정한 상관관계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위 도표에 표시) 두 자산 모두 인플레이션 감소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의 변화가 시장을 주도할 때는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게 됩니다. 성장 기대치의 변화가 시장 수익을 지배할 때, 성장 감소는 명목 채권에 이익을 주지만 주식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게 됩니다.

 

위의 내용은 앞서 우리가 살펴본 보고서와 논문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대동소이한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자산군들 간의 상관관계는 변할 수 있어도, 경제상황에 따라 자산군들의 움직임은 비교적 일정할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경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자산군들을 포트폴리오에 충분히 분산해서 보유하고, 그것들의 리스크를 다시 분산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그들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 따라 경제성장율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 대비 실제 성과에 따라 따른 움직임을 나타내는 여러 자산군들을 배분한 것이 올웨더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의 그림을 참조해보시면 각 상황에 따라 좋은 성과를 보이는 자산군이 어떤 것인지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주식, 회사채, 원자재, 신흥국 국채, 명목 채권, 물가연동채권 등이 어떤 상황에서 좋은지 알 수 있는 표입니다.

 

이렇게 설계된 포트폴리오의 성과에 대해서 브릿지워터에서 밝힌 성과는 아래의 그림과 같습니다. 시뮬레이션 성과(1970~1996 기간)와 실제 운영 성과(1996~2009(보고서 작성시점))를 합쳐서 1970년부터 2009년까지의 성과는 연평균 9.8%의 성과를 거두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참고로 여기서 Conventional beta portfolio는 60/40 포트폴리오를 의미합니다.)

 

만약 기존의 60/40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인 11%에 맞춰서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면 (아마 동일한 리스크에 준해서 레버리지 등을 활용하여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면) 연평균 13.1%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와 같이 자산배분을 정교하게 했더라도 전례없는 경제 위기라고 불릴만한 불황의 시기에는 포트폴리오에 치명적인 손실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브릿지워터에서는 이런 상황이 오면 올웨더 포트폴리오에서 안전 포트폴리오(Safe-Portfolio)로 전환해서 운용된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내용은 아래의 인용된 내용을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브릿지워터의 "불황 게이지" - 불황은 드물게 발생하고, 관리되지 않는 디레버리징(레버리지를 줄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체로 어마어마한 크기의 부채가 축적된 시기에 부채를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는 시기에 불황으로 진행되곤 합니다. 레버리지를 많이 쓴 기업은 그들의 부채를 상환하기 위래 보유한 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는이것은 그들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더더욱 디레버리징을 하도록 악순환을 유발합니다. 그 결과 심각한 신용 문제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금융 및 경제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이 마비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꽤나 자주 점차 스스로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서 주식이나 신용과 관련된 위험 자산군의 심각하고 장기적으로 성과를 저조하게 합니다. 불황의 원인이 과도한 부채였기에 대체로 a)파산, b)채무 계약의 실제적인 구조조정, c)인플레이션(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암묵적인 조건 변화)이 일어날 때 끝나게 됩니다.
우리 연구팀은 세계(특히 미국의) 경제와 금융 시스템이 레버리지 구조로 설계된 것에 대해 염려해왔습니다. 높은 레버리지 비율과 낮은 이자율은 올웨더 포트폴리오와 같이 여러 자산군이 잘 혼합되어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라고 하더라고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1990년 후반에 우리는 통화자극과 대출을 통한 자산군의 성과 관계를 모니터링하여 정상적으로 사이클이 작동하고 있는지 나타낼 수 있는 불황 게이지를 개발했습니다. 게이지는 이제 우리 시스템의 일부로서 일정 수준에 게이지가 도달하게 되면 우리는 올웨더 포트폴리오에서 불황과 같은 환경에서도 부를 보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기를 원할 수 있습니다.
불황에는 안전 포트폴리오로 전환 - 불황이 자산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리의 연구는 "안전 포트폴리오(Safe-Portfolio)"의 설계로 이끌었습니다. 불황에도 자본을 보존하기 위해 설계된 안전 포트폴리오는 어떤 상황(신용위기, 디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불황, 호황)에서도 구매력을 잘 보전할 수 있게끔 합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정상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이 작동될 때(정상적으로 자본을 투자하여 위험을 감수한만큼 수익을 얻어가는 상황)를 기반으로 하여 최고의 위험 대비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것에 반해, 안전 포트폴리오는 그러한 상황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포트폴리오는 금융 및 경제가 붕괴되는 동안에도 부를 보존하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실질 수익률이 심각하게 나빠질 수 있는 단기채권과는 뚜렷하게 다릅니다.) 이런 목표를 최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우리는 시장 위험을 줄이고, 신용 위험을 최소화하고, 거래 상대방 리스크도 최소화하며, 레버리지를 없애고,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합니다. 안전 포트폴리오는 전세계 정부 명목 채권과 전세계 정부 물가연동채권, 정부증권, 금으로 자산을 구성하여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온다면 정부 명목채권과 증권의 성과가 좋을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우리가 실제 인플레이션이 지나갈 동안 물가 연동 채권이 성과를 낼 것이고, 금은 종이화폐의 대폭적인 평가절하 상황에서 보호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공황 시절의 성과를 아래와 같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브릿지워터는 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 때도 이러한 “불황 게이지”를 이용하여 올웨더 포트폴리오가 아닌 안전 포트폴리오로 전환하여 위기를 무사히 넘어갔음을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용을 요약하면 실제 브릿지워터에서 운용하는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기존의 “Money”라는 책에서 알려진 자산군보다 보다 폭넓은 분산을 지향하고 있으며,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기대감 대비 실제 성과에 따라 움직이는 자산군의 가격으로부터 어떤 경우에도 포트폴리오의 자산을 지키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자산은 각 자산이 포트폴리오에서 동일한 비중의 리스크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비중에 따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을 위험 분산 방식인 ‘리스크 패러티(Risk Parity)’라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들이 자체 개발한 불황 게이지를 통해 소위 “안전 포트폴리오”라는 포트폴리오로 때에 따라 전환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음을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자산군을 무엇을 보유하고, 몇대몇으로 분배하는 식이 아니며, 특히 안전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방식은 올웨더 포트폴리오 그 자체는 정적자산배분 방식과 가깝지만 실제로 브릿지워터에서는 여러 포트폴리오를 동적배분하면서 전체 자산의 안정성을 최대한 이끌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을 개인 투자자가 전문적인 거대 헤지펀드와 같이 완벽히 구현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웨더 포트폴리오 그 자체만 운용해도 대부분의 자산배분을 하는 투자자의 목적에는 충분히 부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레이달리오 스스로가 “Money”에서 밝힌 올웨더 투자 비중에 따라서 자산배분을 운용할 수도 있을 것이며, 좀 더 레이달리오의 올웨더 투자철학에 근접한 투자를 하고 싶은 분들은 “RPAR”이라는 ETF를 사서 그냥 보유하셔도 좋을 것입니다. 

 

RPAR은 리스크 패리티 전략을 구현한 자산배분 ETF로 사실상 올웨더포트폴리오와 동일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있는 보고서 파일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에 25%, 원자재에 15%, 금에 10%, 채권에 35%, 물가연동채에 35%로 자산배분을 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120%의 레버리지 ETF라서 합계가 120%입니다.)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방식은 잘 짜여져 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보수가 0.53%로 조금 비싼 점과 거래량이 많지는 않은 편이라 운용자금과 시장 상황에 따라 괴리율과 거래 슬리피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거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 들어가셔서 PDF 파일을 받으셔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올웨더 포트폴리오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의 방식에서 여러분도 많은 투자 인사이트를 얻으셨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