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절대로 장난이 아니다

“만일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해 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우선 나는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쓸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지난 3개의 글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어떤 것을 실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큰 틀을 말씀드렸습니다.

특히 복리의 속성을 누리기 위해서 ‘우상향하는 자산을 사야한다’고 말미에 언급한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상향하는 자산을 사야한다’는 말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투자를 적절히(?) 자알~해야 한다 라고 이해하셔도 좋습니다. ^^

요새와 같은 때는 사실 길게 이야기 하지 않아도

자신의 노동 소득 대비 자본 소득의 증가 속도가 가팔라서

작게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낀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리 상황이 생존을 위해 투자 활동이 절실히 요망된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적절히 잘하기’가 사실은 매우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투자’는 사실은 그 중요성과 실제 난이도에 비해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규칙 자체는 너무나 간단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왜곡된 인식을 가진 채 접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은 상승 아니면 하락이고, 이 게임의 규칙은 매수 아니면 매도 입니다.

마치 홀짝 게임과도 같은 이 게임은

단기적인 시작에서 볼 때는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무작위적으로 반영되어 움직이기 때문에

마치 내가 조금만 선택을 잘하고,

운만 따라준다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을 거 같다는 착각을 쉽게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투자’라는 행위에 있어서

나의 노력과 연구로 바꿀 수 있는 부분과 바꿀 수 없는 부분을 철저하게 구분해서 생각해보고

다른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시켜 이를 비교본다면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생각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신체를 가꾸기 위해 체중감량을 한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성공확률은 대체로 적절한 계획과 나의 실천력에 따라 얼마든지 높일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적게 식사해서 칼로리를 제한하고, 유산소 운동 등을 병행하여 칼로리를 태우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한다면 거의 필연적으로 체중감량은 이루어질 수 있고,

이 모든 과정은 나의 통제 아래에 있습니다.

즉 내가 하기 나름에 달린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동의하지 않는 분도 물론 있을 것입니다.

생각보다 인간의 욕망과 습관은 절대로 쉽게 교정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유전적인 요인까지 고려한다면

체중을 감량하고 심지어 이것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간에 목표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나의 선택과 통제 하에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에서는 비교적 쉬운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학교에서 학년 전체 1등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세밀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극히 복잡해보이지만

대개의 원칙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른 어떤 활동보다 좀 더 많은 시간을 학업에 투입하여,

수업에 집중하고, 철저하게 예습과 복습을 하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찾아 계속 학습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대개의 경우 이전보다는 좋은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체중감량과 조금 달라진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변수가 생긴 것입니다.

나혼자만의 싸움이었던 체중감량과 달리,

학업 성적 향상은 기본적으로 다른 학생들이라는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학습된 지식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와 숙달된 정도와는 별개로

성적은 어디까지나 상대 비교이기 때문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자신의 학습계획과 실천, 노력 등과는 무관하게

다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좀 더 적은 노력으로도 시험 문제 유형에 대한 분석이 탁월해서 더 나은 성적이 나오기도 하고,

비슷한 실력이라면 더러는 그냥 그 날의 찍기 운에 따라서 결과가 나눠지기도 합니다.

여기에 학부모의 지원, 더 나은 학업환경, 좋은 선생님과 교육시스템, 심지어 계속해서 바뀌는 입시시스템 등등의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나의 통제 하에 있는 변수들 이외의 요소들도 존재하게 됩니다.

당연히 제가 설정한 기준에 따르면 체중감량보다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은 어려운 목표입니다.

 

 

 

이런 맥락에 따라서

‘투자’라는 행위에 있어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번째, 나의 노력과 연구가 시장 혹은 내가 투자한 종목의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내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체이거나, 엄청난 자금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두번째, 나의 노력과 연구가 투자수익률에 압도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공부를 많이 하거나, 시장에 대해서 많이 알면 투자 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데

기본적으로 나의 투자 수익률에 가장 극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시장 그 자체의 상승과 하락’에 달려 있습니다.

 

 

즉 시장이 좋을 때는 어느 정도 모두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시장이 나쁠 때는 어느 누구도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시장이 좋을 때도 개별 물건(종목)들은 선별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성이 있고,

시장이 하락하는데 베팅을 하여 수익을 내는 투자방법도 있으므로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모두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결국은 종합적인 기여도를 따져보면 시장이 수익을 주느냐, 주지 않느냐가

나의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매우 크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이 현재 경기 상태와 전망을 반영하여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움직인다면

앞으로 일어날 경기 순환 사이클, 국제 무역관계, 환율 변동, 국가 정책, 개별 사업체 성장 등과 더불어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들의 각각의 심리와 전망에 따라 가격은 결정될 것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결정된 가격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만한 대단한 위치의 사람이 아닌 이상,

그리고 우리가 모든 사람의 심리를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지 않는 이상

나의 연구와 노력, 어떤 의도에 따라 시장 가격은 결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종목을 찾고 고르고,  마켓타이밍을 살펴서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자 하는 행위는

실제로는 나의 수익률 향상에 있어서 매우 미미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첨단의 슈퍼컴퓨터로 방대한 양의 과거와 현재 날씨 데이터를 분석하여

열심히 날씨 예측을 하지만, 그 자체가 날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심지어 예측이 완전히 어긋나는 경우도 종종 겪는다는 사실을 기억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투자’를 하는데 있어서 공부를 하고 연구를 노력하는 것은 완전히 쓸데없는 일일까요?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면 그러하겠지만

실제로는 어느 정도 비효율적인 시장 움직임에 참여하여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좀 더 나은 확률적 선택을 내리는데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할 수 있습니다.

(래더앤브릿지의 “황금사다리 프로젝트” 강의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 필요한 포트폴리오 이론과

그 이상의 알파 수익을 노리는 분들을 위한 시장의 특성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황금사다리 프로젝트” 강의나 전자책 “알파 베타 오메가”의 일독을 권장드립니다.)

 

 

 

즉 ‘투자’라는 행위는 나의 통제와 노력은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확률을 높이는데 약간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확률이 실현될 가능성은 철저하게 시장의 움직임에 달려 있는 행위이기 때문에

앞서 살펴 본 체중감량, 학업 성적 성취 등의 목표보다 매우 어려운 행위입니다.

세가지 목표 모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항상 나자신의 선택과 행동 뿐인데,

그 선택과 행동이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막연한 기대감으로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범위의 영역의 차이 뿐만 아니라 외부적 변수와 결과 간의 상호작용 문제까지 생각해보면

투자라는 행위는 훨씬 더 복합적이고 어려운 행위라는 사실을 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체중감량이라는 목표는 다른 누군가의 체중이 나의 체중에 영향을 주는 일은 전무하며,

학업 성적 달성이라는 목표도 다른 누군가의 학업점수가 내 학업점수 그 자체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적습니다.

그저 순위를 가릴 수 있을 뿐이지요.

반면, 대체로 자산 시장의 초과수익률은 구조적으로 제로섬 게임에 가깝기 때문에

나의 초과이익은 실제로는 누군가의 초과손실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다른 시장 참여자의 결정이 나의 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옆집 철수가 공부를 더 많이 한다고 해서 내 학업 성적이 그에 영향을 받아 더 나빠지는 경우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투자의 영역에서는 같은 시장참여자 중 누군가가 대량 매도를 쏟아내기 시작하면

내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는 떨어지는 경우는 언제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이 ‘투자’라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자산시장의 플레이어 간에는

어떤 체급제한이나 어드밴티지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대다수의 개인은 더 많은 자금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여러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열악한 정보와 준비상태, 심지어 정책적인 제한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제로섬게임 시장에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고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수영도 못하는 사람이 전혀 낯선 바다에 덩그러니 내던져져서

상어떼와 맞서 싸워 생존할 확률을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렇게 ‘투자’라는 행위가 본질적으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많으며,

그 통제할 수 없는 영역들이 나의 결과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잘 해내기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셨다면,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의 자금을 집행하는 ‘투자’는 지양해야 된다는 것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준비와 개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투자’에 임해야 할까요?

우리는 비록 철저하게 따져보면 틀리는 경우가 제법 많지만

그래도 은연 중에 대략적인 감각에 의존해서라도 위험 대비 성과를 평가하며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도와 기대되는 성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한다면

보다 나은 선택을 내릴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다음 글은 ‘투자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원칙, 단 한가지‘ 입니다.

‘투자’를 하기 전에 한번도 이것을 따져보지 않았다면

여러분이 여태까지 투자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추가)

이 칼럼의 주제와 유사하지만 좀 더 심화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칼럼인

투자해서 돈 벌기 정말 어려운 이유 – 당신은 생존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를 함께 읽어보시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