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삼성전자 주식만 사고 계신가요?

“행운을 기다리는 사람은 저녁을 먹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벤자민 프랭클린

 

앞선 글들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배웠습니다.

  1. 누구나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부자가 될 수 있다.
  2. 복리 혜택을 누리는 방법 중 가장 범용적인 방법은 ‘우상향하는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3. 실현 가능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좋은 전략’을 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이것을 알아보는 기본적인 지표는 ‘CAGR, MDD, Sharp Ratio’가 있다.

여기에서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좋은 전략에 대해서 좀 더 연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최근에 코로나 이후 떨어진 주식시장이 급격히 회복되고,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좌절한 젊은 세대 위주로

주식 시장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위 한국 주식을 위주로 사면 동학개미,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을 위주로 사면 서학개미라 재미나게 부르기도 하더군요.

젊은 나이에 자산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존을 위한 투자가 불가피한 때라 느끼고

너무 쫓기듯이 시장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 염려되기도 합니다.

 

 

대체로 주식 투자를 처음 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들어본 회사의 주식,

가장 유명하고 안전해보이는 우량주, 그 중에서도 1등주에 투자하는 경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삼성전자’ 주식만을 꾸준히 모으는 분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신화들이 기사까지 실려 우리에게 알려지기도 합니다.

“1주당 2천원이던 삼성전자 주식 20년 동안 사 모은 택시기사 근황”

 

 

 

실제로 ‘삼성전자’만을 꾸준히 투자하신 분이 있다면 아마 매우 좋은 성과를 거두셨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1985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삼성전자’의 동일기간의 CAGR, MDD, 샤프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삼성전자 CAGR, MDD, Sharp Ratio (198501~202010))

 

 

상당히 인상적인 복리수익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고난과 큰 낙폭들을 이겨낼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대다수의 많은 분들은 아마 큰 변동성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하나 우리가 생각하는 대기업인 ‘현대차’에 꾸준히 투자를 했다면 어떠했을까요?

‘현대차’의 1985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현대차’의 동일기간의 CAGR, MDD, 샤프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대차 CAGR, MDD, Sharp Ratio (198501~202010)

 

아주 드라마틱한 수익률은 아니긴 해도, 어쨌든 나쁜 수익률이라고 볼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현대차’ 역시 어마어마한 변동성과 낙폭이 중간중간 있었다는 것을 차트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체로 우리의 심리는 그것을 견디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도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고르신 분들은

제법 운이 좋고 잘 고르신 분들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전력 공급을 독점하는 ‘한국전력’이라는 회사에 투자한 분들은 어땠을까요?

한 때 ‘한국전력’은 저평가된 기업임과 동시에 배당과 시세차익 모두 가능하고,

무엇보다 절대로 망할 가능성이 없는 회사로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한국전력’의 1989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한국전력’의 동일기간의 CAGR, MDD, 샤프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전력 CAGR, MDD, Sharp Ratio (198908~202010)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아마 최근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일정 부분 주가를 회복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장기투자 성과는 매우 좋지 못했습니다.

 

 

이상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서 벌써 어렴풋하게 짐작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특정 종목을 믿고 지속적으로 장기투자를 하는 일은

비록 우리가 모두 아는 우량주라 할지라도 매우 위험한 일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현재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APPL)’에

위의 ‘삼성전자’ 투자와 동일한 시기인 85년 1월부터 20년 10월까지 투자를 했다면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애플(APPL)’의 1985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애플(APPL)’의 동일기간의 CAGR, MDD, 샤프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애플(APPL) CAGR, MDD, Sharp Ratio (198501~202010)

 

매우 인상적인 수익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애플(APPL)’이 오늘날과 같이 세계를 석권하고 가장 거대한 기업이 될 지

처음부터 믿고 아무리 어려운 시기에도 투자를 계속할 수 있었던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요?

로그수익률 그래프가 아니기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1985년 8월 고점 대비 48.28% 하락,

1987년 11월 고점 대비 41.59% 하락,

1993년 9월 고점 대비 64.77% 하락,

1997년 12월 고점 대비 79.64% 하락,

2000년 12월 고점 대비 78.09% 하락,

2008년 12월 고점 대비 56.91% 하락,

2013년 6월 고점 대비 39.54% 하락,

2018년 12월 고점 대비 30.22% 하락

등등 어마어마한 낙폭은 애플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늘상 있어 왔습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낙폭을 모두 이겨내고, 특히 거의 80% 가까운 자산의 손실을 이겨내고도

계속 이 기업을 믿고 꾸준히 투자를 계속 지속하실 수 있는 분은 아마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그 유명한 아마존(AMZN) 주식은 심지어 한 때 93% 정도의 낙폭을 보였습니다.

최고점에서 1억원을 투자했다면 고작 700만원이 남은 셈입니다.)

 

 

 

또다른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제네럴 일렉트릭(GE)’은 한 때 세계 시총 1위의 회사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기업이자 거대한 규모의 회사로

한 때 잭 웰치 등의 유명한 CEO가 경영하면서 세계 초일류 기업의 상징과도 같은 회사였습니다.

만약 이 기업에 동일기간에 투자를 했다면 성과는 어땠을까요?

 

‘제네럴 일렉트릭(GE)’의 1985년 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차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네럴 일렉트릭(GE)’의 동일기간의 CAGR, MDD, 샤프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네럴 일렉트릭(GE) CAGR, MDD, Sharp Ratio (198501~202010)

 

보시다시피 성과가 좋지 못합니다.

한 때 잘 나갔던 세계적인 기업조차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의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가 객관적으로 얻을 수 있는 명백한 사실 하나는

아무리 대형 우량주 위주의 투자,

1등주 투자를 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된 택시기사 분의 사례와 같이 ‘삼성전자’만 매수하는 전략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거나

대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방식이 옳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떤 특정 종목 선택을 통해 초과수익률을 얻는 것은

어디까지 운의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삼성전자’와 같이 수십년을 생존하는 것 이상으로 계속해서 성장해서 주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기업을 고를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 이상으로 세계를 호령했지만 정점을 찍고 몰락해가는 ‘제네럴 일렉트릭(GE)’와 같은 기업을 고를 확률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닷컴버블 때 거의 80%나 하락한 ‘애플(APPL)’ 주식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투자하는 것은 가능했을까요?

그 당시에 이 회사가 앞으로 망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고, 도리어 세계 제일의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정말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망하지 않을 회사를 고르기 위해,

망하지 않을 것이 거의 확실한 ‘한국전력’과 같은 주식을 택한 주주들은 쓰디쓴 결과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재미난 논문도 있습니다.

2018년 5월에 Hendrik Bessembinder에 의해 발표된 “주식이 국채를 능가하는가?(Do Stocks Outperform Treasury bills?)” 논문에서

1926년 이후 보통주 7개 종목 중 4개 종목의 장기 투자(매수 후 보유) 수익률이 1개월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았다고 합니다.

즉 이 결과대로면 대략 절반 이상의 주식은 단기 채권보다도 못한 형편없는 수익률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이니,

어지간한 종목을 골랐다면 아마 참담한 결과를 피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 출처에 관심있는 분들은 ‘여기’로 가셔서 논문을 직접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1994년부터 2014년까지 10여년간 S&P 500의 상위 20개 종목은

전체의 4%에 불과하지만 지수의 수익률 비중은 68%를 가져갔고,

이 중 상위 6개 종목이 지수의 연평균수익률 중 33%를 담당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2020년 9월 10일을 기점으로 전체 종목의 66%는 S&P 500 대비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고,

전체 종목의 76%의 MDD는 아래의 차트와 같이 S&P 500 평균 대비 더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아래의 표는 MDD의 정도에 따라 구간별로 정리한 표인데,

보시다시피 -20%~-30% 정도의 MDD를 기록한 종목의 수(56종목) 보다

-60%이하의 MDD를 기록한 종목의 수가 (81종목) 더 많았습니다.

확률적으로 어마무시한 MDD를 맞았을 가능성이 가벼운 MDD를 맞았을 가능성보다 컸다는 점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자료출처 : Most Stocks Suck)

 

 

시장이 올라가도 내 종목만 안 오르고 떨어지는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확률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며,

심지어 떨어질 때는 시장 대비 더 많이 떨어지는 일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즉, 이상의 사례와 근거들이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주 극소수의 성공 사례와 생존 편향에 기대어

유망해보이는 특정 종목을 선정하여 투자하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러분께서 ‘삼성전자’, ‘애플(APPL)’, ‘테슬라(TSLA)’와 같은 아주 극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여

나름 괜찮은 성과를 얻은 것도 결과론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방법이었을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이 당신이 하는 투자의 주된 포지션과 방법론이 된다면

위에서 보셨다시피 굉장히 리스키하고, 그렇게 효율적인 방법도 못 됩니다.

(어마어마한 MDD를 견뎌내서 얻은 수익률이지만 Sharp Ratio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지요.)

 

 

그렇다면 이런 운에 기댄 단순한 투자 전략이 아닌

리스크는 낮추면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자 한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까요?

다음 글에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나갈 때 주요한 원칙 3가지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음 글은 ‘포트폴리오 전략이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 3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