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피셔와 함께 알아보는 투자해서 돈 버는 방법 (Feat.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역발상주식투자)

켄 피셔 소개 및 저서

투자로 성공한 많은 현인들이 있지만, “켄피셔”만큼 냉철하면서 합리적인 긍정론으로 무장한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의  자산은 22년 8월을 기준으로 51억 달러로 추정되며, 현존하는 가장 성공한 투자자 중 한 명입니다. (참고로 그의 아버지 필립피셔 역시 아주 유명한 투자자이자 저술가로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라는 저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켄피셔는 저술가로서 자신의 투자철학과 관점을 명쾌하게 전달하는 능력도 탁월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도 그의 책과 인터뷰 등을 통해 많은 인사이트와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켄피셔는 지금까지도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저서도 많이 남겼는데, 실제로 그의 생각과 관점의 요체는 어느 책을 보나 혹은 인터뷰 영상을 보나 항상 한결같고 대동소이합니다. 나쁘게 말하면 늘 비슷한 내용으로 재탕하는 듯한 느낌이기도 합니다만, 좋게 생각하면 그만큼 변함이 없는 확고하고 믿음직한 투자철학을 줄곧 유지하고 실천해왔다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의 대표저작인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The Only Three Questions that Count)”와 “역발상 주식 투자(Beat the Crowd)”이라는 책의 내용들을 바탕으로 래더앤브릿지의 인사이트를 더한 내용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켄 피셔의 모습
켄 피셔가 세운 자금관리회사가 피셔 인베스트먼트 입니다. 21년 6월 기준 운용액은 1880억 달러 이상입니다.
두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은 겹치는 부분도 많고 말하고자 하는 주요한 요지도 비슷합니다.

켄 피셔의 가설 - 시장은 "위대한 능멸자(The Great Humiliatior)"

책에 나온 여러가지 좋은 내용 중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은 켄피셔의 가설이 하나 있습니다. 이 실험은 켄 피셔의 성품은 물론 그가 생각하는 투자철학을 단번에 이해하게 해주는 가설인데, 그것은 시장은 “위대한 능욕자(The Great Humiliator)”라는 가설입니다. 이 가설은 시장은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예상을 가장 많이 비웃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아주 재미있는 가설입니다. 이를테면 대다수가 올해 시장이 소폭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락을 해버린다거나, 오히려 대폭상승을 해버리는 식으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켄피셔는 자신의 이런 생각을 검증하기 위해 매년 12월에 <블룸버그 비지니스위크 Bloomberg BusinessWeek>나 <배런스 Barron’s> 등을 뒤져서 전문가들의 내년 시장 전망치를 조사하고 실제 시장수익률과 비교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아래의 차트는  그의 저서 “역발상 주식 투자”에 수록된 1996~2014까지의 차트들입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치를 대략 구간별로 나눠서 조사해보면 아래의 차트와 같이 대체로 종형곡선을 그리고, 시장은 이 종형곡선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구간에서 항상 벗어날 것이라는 것이 켄피셔의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시장을 예측할 때 결국은 4가지 구간으로 평가하면 된다고 보았는데 그 4가지 구간은 1.소폭상승, 2.대폭상승, 3.소폭하락, 4.대폭하락입니다. 이러한 4가지 구간을 구분하는 각각의 기준은 대략 0~20% 구간에 몰려있으면 소폭상승, 그 이상은 대폭상승, 0~-20%구간에 몰려있으면 소폭하락, 그 이하는 대폭하락을 예상하는 식으로 평가하는데 정확하게 딱 잘라서 평가하기보다는 대략 그 언저리쯤으로 평가하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켄피셔는 시장은 “위대한 능멸자”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시장의 움직임을 조금 더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를테면 전문가들 대부분이 시장의 소폭상승을 예측했다면, 소폭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소폭하락, 대폭하락, 대폭상승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여, 시장 참여자들 대부분이 간과하고 있거나 너무 과잉반응을 하는 부분들이 있는지 살펴본다면, 당연히 적중률을 좀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선택지가 4개일 때보다 3개일 때가 확률이 높다는 것을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상적인 것은 정말로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시장의 움직임이 흘러간 해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1996년부터 2002년까지의 실제지수 수익률은 사람들의 예측치에서 크게 벗어났는데 1996, 1997, 1998, 1999년에 전문가들은 지수의 소폭 상승을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대폭상승했습니다. 2000년에는 닷컴버블의 정점에서 낙관적인 예측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실제 지수는 하락했으며, 2001, 2002년 지속적으로 낙관적으로 예측하던 대다수를 비웃듯이 시장을 큰폭으로 하락했습니다.

2003, 2004년은 비교적 시장의 움직임이 예측과 맞아떨어지는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켄피셔에 따르면 이 때부터 시장의 다른 전문가들도 이것과 비슷한 기법을 활용하여 시장에 대응하면서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2005, 2006, 2007년도 제법 예측과 비슷한 움직임을 시장에서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기법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 그것은 더이상 효과가 없어지는 경우는 매우 자주 발견되는 사례이긴 합니다만 2008년 이후 2014년까지는 대체로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르게 시장이 흘러간 것을 보면 확률적인 문제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켄피셔는 이 때부터 시장의 전문가들이 다시 집단적 사고로 돌아가면서 예전의 흐름을 다시 보여준다고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지만 19개년도 중에 5개년 정도가 예측과 비슷하게 흘러갔다고 한다면 4가지 선택지 중에서 아무거나 찍는 수준의 확률과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시장의 움직임은 우리 모두의 생각보다 훨씬 극단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S&P500 연수익률 히스토그램 (1921~2021)

위의 차트는 S&P500 연수익률을 히스토그램 차트로 나타내 본 것인데, 실제로 시장이 무난히 5~10%의 수익률을 거둔 해는 그리 많지 않으며, 생각보다 극단적인 값들이 훨씬 자주 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투자에 임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시장의 큰 변동성에 놀라거나 섣부른 예측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습니다.

단편적인 생각으로는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다.

앞서서 다른 여러 칼럼들에서 수차례 말씀드렸지만 (특히, 나의 통제와 무관한 확률 게임에 가까운 시장의 특징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투자해서 돈 벌기 정말 어려운 이유 – 당신은 생존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에서도 자세히 다룬 바 있습니다.)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투자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953년 러시아는 수소폭탄 폭파 실험을 했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1954년 경기 불황을 예측하는 움직임이 강했습니다. 실제로 그 해 S&P 500의 연수익률은 배당을 포함하여 -1.1% (배당제외시 -6.62%)로 마감했기 때문에 1954년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었습니다. 1954년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다우지수가 300을 찍으면서 주가수준이 너무 높다고 여러 사람들이 주장했지만 그 해 수익률은 52.4%로(배당 제외시 45.02%) 100여년(1921~2021 기준) 통계 중 역대 2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만약 섣불리 시장을 이탈했다면 역대급 강세장 수익률을 놓친 한 해였을 것입니다.
심지어 정부의 예측대로 경제가 흘러가도 주식시장의 움직임과는 별로 상관없는 사례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1957년 미국의 험프리 재무장관은 경기후퇴를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이에 관련하여 아이젠하워 당시 미 대통령도 동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배당을 포함했음에도 1957년 S&P500의 수익률은 -10.85%를 거두었고, 심지어 1958년 미국 경기는 후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1958년 미국 S&P500은 배당까지 포함하여 43.4%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원자재 시장이 흔들린다면 어땠을까요? 1973년 1차 오일쇼크 파동의 여파(당시에 S&P500은 -14.79% 수익률 기록)가 가시기도 전에 1976 OPEC에서는 유가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더불어서 세계의 경제회복이 둔화되고 있었지만 S&P500은 배당까지 포함하면 23.67%의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1979 이란혁명과 함께 다가온 2차 오일쇼크 때도 18.35%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심지어 이 때의 물가상승률은 18%에 달했습니다. 만약 치솟는 유가와 물가를 보면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뉴스에 귀기울이며 투자를 망설였다면 어땠을까요?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자들이 파업을 하고 미국의 경제 수도가 부도가 난다면 어떨까요? 1975년 뉴욕시가 부도를 맞이하고, 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었지만 그 해 S&P500 수익률은 37.25%의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1982년에는 최악의 경기침체가 닥치고 기업의 이익은 40년내 최악이었으며, 실업자들 나오고 연이은 파업이 잇따랐지만 그 해 S&P500의 21.48%의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실업률이 상승했던 1991년은 어떠했을까요? 무려  S&P500은 30.47%의 수익률을 거두었습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지배했던 1996년은 어땠을까요? S&P500 22.96%의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이런 식의 예시는 얼마든지 계속해서 나열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100여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그에 따른 갖가지 예측과 분석이 있어왔지만 시장은 마치 정말 위대한 능멸자라는 인격이 존재라도 하듯이 그 모든 예측과 분석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움직임을 보여왔습니다. 여러분이 지성있는 투자자라면 시장을 예측하는 온갖 소음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냉정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위대한 능멸자인 주식 시장에 능멸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켄 피셔의 방법 - 3가지 질문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시장의 속성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켄피셔가 그의 저서를 통해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것은 바로 “독립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의 저서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에서 그는 1.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 2. 나만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3. 나는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항상 던져보게끔 했습니다. 

이를테면 ‘PER가 높아질수록 주식 시장을 위험하다’와 같은 속설에 대해서 들을 때 과연 정말로 그러한지 데이터를 검증해보는 식으로 우선 우리의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생각들을 철저히 검증하고 도리어 그 이면의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중요시 여깁니다. 또한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들은 시장가격에 모두 반영되었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자신만이 혹은 대다수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내가 생각하는 것이 나만 아는 특별하고 유니크한 관점인가 냉정하게 생각해보는 과정은 투자하는 사람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알파 수익은 대중과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데서 온다는 것을 상기해 볼 때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가지고 있는 심리적인 문제에서 귀결되는 옳지 않은 행동들을 점검하고 나 역시 그것에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드시 체크하도록 합니다. 손실회피 성향 때문에 더더욱 큰 손실을 방치한다거나 나의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시장의 움직임을 잘못 왜곡해서 인식하는 등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까지 켄피셔의 방법을 들어보면 일견 당연한 말이면서도 사실은 실천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들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는 군중심리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시장이 간과하고 있는 다른 가능성들을 떠올리고 그에 따라 투자전략을 짜는 것은 실로 대단한 식견과 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대개의 경우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생각을 대단한 자기만의 아이디어로 착각하거나 혹은 얕은 식견으로 섣불리 행동하여 그냥 인덱스 펀드를 가지고 가만히 있는 경우보다 손해만 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또한 제법 열심히 공부하고 업계에서 날고 기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포지션에 대해서 절대적인 확신을 갖기는 어렵고, 오히려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고집하여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우리는 인간이기에 항상 나의 생각과 관점은 틀릴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행동해야 하며, 우리들의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 역시 항상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야 옳습니다.

래더앤브릿지의 생각 - 켄피셔의 통찰은 배우되, 방식은 달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켄피셔의 관점에 입각하면서 우리의 투자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위의 S&P500의 연간 수익률을 보면 우리는 몇 가지 사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시장은 지난 100여년간 연평균 10% 정도의 복리수익률을 거두었지만 평범하게 매년 10%씩 성장하는 경우보다는 실제로는 엄청난 강세장이나 약세장이 등장하는 경우가 잦았다.
2. 시장에 투자하는 사람의 가장 큰 위험은 본질적으로 결국 2가지로 나뉜다. 강세장을 놓치거나, 하락장에 두들겨 맞거나.
3. 만약 롱포지션 위주의 평범한 개인 투자자라면 강세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시장에 오래 머물러 있되, 하락장에 대한 대비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4. 조정은 매우 자주 오지만 진정한 역사적 하락장 혹은 약세장은 비교적 드물게 출현하며,  보기 드문 거대한 하락장을 어떻게 견뎌냈느냐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이 때 시장보다 더 잘 견뎌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 수익률을 능가하거나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리스크 관리보다는 특정 종목의 수익률이나 그럴듯한 미래 예측을 기반으로 하는 시나리오 투자를 선호하고 집단 사고에 갇혀서 모두가 비슷한 방향만을 바라보는 때가 자주 출현한다. 어렵게 역발상을 생각하지 않아도 대중과 다르게 그렇지만 확률적으로 더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언제나 만들어질 여지가 있다.

켄 피셔의 저서를 살펴보면 그 역시 이런 관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켄 피셔는 대체로 주식시장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지만 특정 이유로 인해 필요하다면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서 극단적인 폭락을 피해가고자 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컨셉으로 레이달리오 역시 올웨더 포트폴리오 이외에 안전 포트폴리오를 운용한다는 점을 앞선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브릿지워터의 올웨더 포트폴리오 실제 운용 방식”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특히 켄 피셔는 닷컴버블이 터지기 전에 기술주의 약세를 예측하고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서 다른 운용사들이 큰 손실을 볼 때 도리어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자산의 30%는 현금으로 가지고 있고, 30%는 대형 블루칩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의 지수 방어주(대형제약사, 은행, 소비, 식료품 회사 등)에 투자하고, 38%는 미국 국채, 2%는 1년 만기 S&P500 인덱스 풋을 매수하고, 나머지 30%는 나스닥100과 러셀2000 지수 숏을 매도하는(각각 20%, 10%) 식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음을 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총 130%)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는 켄피셔와 같이 약세장을 정확히 예견하고 또 약세장의 성격에 따라 포지션을 달리 구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켄피셔는 1987년, 1999년, 2000년의 약세장을 거의 정확히 예측했고, 가장 가까운 시기인 2020년 코로나 국면에서 시장이 급격히 반등할 것이라고 정확하게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한 주식시장의 낙폭과 급격한 회복과 관련된 그의 의견은 그의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가 질병이 주식시장에 대해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진정한 약세장은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대한 관점을 이미 제시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 자체는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께서 주의하셔야 할 것은 그런 켄피셔조차도 항상 시장을 맞춰왔던 것은 아니며, 그의 운용실적은 과거에 놀랄만큼 훌륭한 적이 있었지만 최근에 S&P500 대비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것 역시 기억해야 합니다. 또한 보통의 일반적인 투자자는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처럼 레버리지를 사용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고, 선물과 옵션을 연계한 전략을 구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켄피셔를 그대로 추종하기는 어렵고 사실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모두가 켄피셔를 따른다면 역설적으로 켄피셔의 논리대로 위대한 능멸자가 우리 모두를 능멸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켄피셔의 역발상 투자 방식은 시장 참여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들이나 간과하고 있는 것들을 이용하는 방식이며, 근본적으로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고자 하는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구할만한 투자 방식은 아니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 정리한 5가지의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시장에 최대한 참여하는 방식을 우리도 취해야 한다는 것만큼은 변함없이 우리가 성공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사실입니다. 일생에 몇 번 찾아오지 않을 극단적인 하락장을 잘 넘기고, 강세장을 놓치지 않을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아래의 차트를 S&P500 Buy&Hold와 S&P500에 투자하되 12개월 이동평균선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 미국중기국채에 투자했을 때의 결과를 비교한 결과입니다.

S&P500 Buy&Hold vs S&P500 12MA 투자 (1921~2021)

S&P500 Buy&Hold vs S&P500 12MA 투자 (1921~2021)

지난 100년간 단순히 Buy&Hold를 했다면 S&P500의 CAGR 10.75% 였으며, 월단위 MDD -83.66%였습니다. 반면에 단순히 12개월 이동평균선에 따라 미국중기국채로 갈아타기만 했는데도 CAGR은 12.09%, MDD는 -47.65%로 성과는 개선되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15~20년마다 오는 대형하락장을 무사히 잘 넘겼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1930년, 1931년, 1937년, 1973년, 1974년, 2000~2002년, 2008년 등 시장에 대형악재가 터지고 지수가 하락할 때 단순히 손실을 제한하는 것만으로 시장을 이기는 전략으로 거듭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2개월 이동평균선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리스크를 제어해주는 장치를 했다는 것입니다. 래더앤브릿지에서 무작정 S&P500을 존버하고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 투자인생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필연적으로 경험하게 될 대형하락장에 더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하고, 이런 아주 간단한 로직으로도 시장 리스크를 어느 정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존버 & 무지성 적립을 추구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앞선 “연금저축계좌와 법인계좌를 활용해서 양도소득세를 줄이는 방법 (Feat. 내가 연금저축계좌에 1,800만원을 넣는 이유)“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연금저축계좌의 과세이연을 활용한다면 주식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문제까지도 해결하고 온전히 수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정말로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켄피셔와 같은 통찰이 없더라도 그가 이야기하는 시장의 속성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리스크 관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번 칼럼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