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간단한 삼성전자 매매 타이밍

앞서서 “아직도 삼성전자 주식만 사고 계신가요?” 칼럼에서 살펴보았듯이 1등주라고 무턱대고 계속 사모으는 방식이 왜 위험한 방식인지, 그리고 설사 성과가 있었다 해도 그 과정이 얼마나 험난할 수 있었는지 살펴 본 바가 있습니다. 

사실 L&B 팀에서는 자산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유망하다 생각되는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을 권하고 있는데, 시장 수익 이상으로 장기적으로 아웃퍼폼하는 기업을 발굴해내기란 생각보다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알파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 심도있게 연구한 사람이라면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힘 중 하나는 바로 ‘평균회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평균회귀’의 속성에 따라 지금 잘나가고 성장하는 기업이 언젠가 그 성장이 정점에 다다르면 그저 그런 평균적인 성장을 보이거나 혹은 시장 대비 저조한 성과를 거두는 일은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에 적어도 어떠한 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하고자 한다면, 그 기업이 미래에 얼마나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체로 시장대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압도적인 성장을 거듭해 온 소위 말하는 우량주들은 도저히 경쟁자가 따라잡기 힘든 깊고 넓은 경제적 해자를 지닌 사업을 영위하면서, 공급을 아득히 초월하는 수요 덕에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우수한 경영진에 의해 벌어들인 현금을 다시 효율적으로 재투자하며 기업의 성장을 지속해 나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업은 전세계를 다 살펴보아도 아주 소수이며, 심지어 지금 현재 그러한 기업처럼 보여도 영원히 그러할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워렌 버핏과 같은 위대한 투자자도 최대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그 회사의 사업 영역과 수익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순히 시가총액이 크고 유명하다는 이유로 기업이 우량하다고 믿고 장기 투자를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은 굉장히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삼성전자가 위와 같이 어마어마한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앞으로도 성장해나갈 수 있는지와 같은 예측이나, 자세한 사업 구조를 해부해서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주요 수익모델이나 리스크 관리 측면 등을 분석하는 등의 내용은 생략한 채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의 가치평가는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으며,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식의 효율적인 매수매도 타이밍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투자를 하기 위한 참고용으로 활용되어야 할 뿐,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이 글에서 나온 정보를 토대로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여 발생한 손실, 손해 등에 대해 래더앤브릿지(Ladder&Bridge)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투자의 최종적인 판단과 결정에 대한 책임은 투자하신 분에게 있습니다.)

어떤 기업의 주식을 평가하는 방법과 그 기업의 주식을 매매하는 이유 혹은 타이밍에 관해서는 정말 여러가지 다양한 이론이 있지만,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평가해서, 가치 대비 주식이 싸다고 생각될 때 매수하고, 가치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 되는 구간에서는 매도하는 방식은 특별한 이견이 없는 괜찮은 방식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것은 소위 말하는 가치투자 방법인데, 문제는 앞선 칼럼인 “가치투자가 생각보다 어려운 이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꽤나 다양하며, 어떤 방법이 가장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기업이라면 응당 돈을 잘 벌어야 하니까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삼성전자의 지난 10여년간의 ROE 차트입니다.

삼성전자 ROE (2002/01~2021/12)

위의 차트를 보시면 삼성전자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일정하지 않고 위아래로 등락을 거듭하는 씨클리컬한 속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반도체를 메인으로 하는 사업의 특성 상 씨클리컬하게 반도체 업황이 좋아졌다 나빠졌다 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순이익률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그에 따라 ROE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ROE”라는 것은 결국 “순이익/순자산”이라는 점을 상기해 볼 때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은 아무래도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바탕으로 기업을 평가하게 되면 적절하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여기서 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익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게 되면 이런 식으로 기업의 ROE가 일정하지 않은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은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이익이 저하되는 구간에서 가치를 평가할 때와, 이익이 극대화 되는 구간에서 가치를 평가할 때 극과 극을 오가는 평가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삼성전자 PER과 주가 (2002/01~2021/12)

위의 차트는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PER”은 “시가총액/순이익”나눈 값으로 주가를 평가하는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지표입니다. 순이익의 변동성이 심한 삼성전자의 PER은 위의 차트와 같이 ROE처럼 등락을 거듭하는데, 일반적으로 PER이 낮을수록 주가 대비 순이익이 높다고 보기 때문에 저평가 되어 있다 평가하고 주식 매수에 참여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러나 위의 그래프를 아주 세심하게 관찰해보시면 PER만 믿고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에 참여했다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거의 바닥에 가까웠던 2008년 12월에 삼성전자의 PER 13.89으로 역대 평균 대비해서 그렇게 싼 가격이 아닌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또 2017년 12월과 2018년 초까지 삼성전자의 PER는 거의 역대급 저점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지나고 나서 평가해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거의 고점에서 조정을 받고 있는 시기였습니다. 만약 이 때 아직도 삼성전자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생각하고 매수에 들어갔다면 2018년말에 엄청난 낙폭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또다시 저점을 형성한 2020년 3월 시기에도 PER 상으로는 15.21로 역대 평균 대비 꽤나 고평가받던 시기라고 지표 상으로는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경기순환 저점 부근에서 높은 PER을 형성하거나, 경기순환 고점 부근에서 낮은 PER을 형성하는 현상은 몰로도브스키 효과(Molodovsky effect)라고 합니다.)

즉,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와 같이 이익의 변동성이 큰 기업의 가치 평가는 순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익이 변동성이 큰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면 좋을까요? 다행인 점은 우리는 순이익 이외에도 기업의 순자산을 기준으로 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은 순이익의 변동성은 크지만 상대적으로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에는 비교적 적극적이지 않으며, 이익에서 발생한 잉여현금의 상당 부분을 자본으로 유보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자본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면서 변동성이 크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이 시기에 삼성전자의 이와 같은 성향은 주주 입장에서 좋지 않게 평가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수출 위주의 국가 특성에 따라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또 반도체 업황 자체가 씨클리컬하게 움직이며, 한번에 어마어마한 설비투자를 하기 위해 대량의 현금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삼성전자의 이러한 운영방식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

우리는 따라서 순자산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주가순자산평가비율[PBR] 지표를 통해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PBR”은 “시가총액/순자산”으로 PER과 같이 당연히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 대비 순자산이 많다고 평가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매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PBR 수치가 높을수록 순자산 대비 지나치게 주가가 높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가가 고평가 구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여 매도에 나설 수 있습니다. 아래의 차트는 삼성전자의 PBR 차트와 주가 차트(주가 차트는 앞선 PER 차트와 절대값만 바뀌었고 수익률은 동일합니다.)입니다. 

삼성전자 PBR과 주가 (2002/01~2021/12)

차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PBR이 평균보다 아래인 구간, 특히 거의 역사적 저점에 가까운 구간에 삼성전자를 매수했다면 꽤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PER 차트에서 예를 들었던 2008년 12월에 삼성전자의 PBR 1.14로 역대 그 어느 시기보다 최저인 구간이었고, 주가 역시 바닥 부근이었습니다. PBR이 2가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고평가로 평가될 수 있는 시기에 역시 주가는 고점을 형성했습니다. 다시 2015~2016년에 PBR이 역사적 저점으로 낮아지는 시기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바닥을 다지는 시기였습니다. 그리고 PER 차트와 달리 2017년 말에 접어들면서 PBR 차트는 고평가 구간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가가 저점을 달성했던 2018년 말이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낙폭이 큰 시기에도 PBR 차트는 저평가 신호를 보내면 바닥권에서 매수할 수 있는 시그널을 보내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21년 시장이 십만전자를 외치며 취해있을 때 PBR은 조용히 고점 신호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상을 통해 보건대 확실히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을 통해 평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의 차트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느끼는 바가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 EPS (2002/01~2021/12)

삼성전자는 긴 시계열로 보면 이와 같이 꾸준히 주당순이익[EPS]을 늘려온 건실한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변동폭은 결코 작지 않음을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EPS 그래프를 통해 우리가 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자 한다면 대략적인 평균 추세선을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업의 내재가치를 구하기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을 거쳐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꾸준하고 일정한 수익을 내면서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면 EPS를 통해 기업가치를 분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주당순자산가치[BPS] 그래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 BPS (2002/01~2021/12)

보시다시피 자로 그은듯이 일정하게 기업의 자본이 축적되어 가는 모습입니다. 즉 삼성전자 가치는 삼성전자의 자산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약간의 미세한 차이는 있겠지만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라는 기업에 대한 평가가 계속해서 변화하면서 주가의 등락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저평가와 고평가 구간을 만든 셈이지요. 따라서 이렇게 일정한 BPS를 활용하여 삼성전자의 가치를 평가하고 현재 주가를 통해 시장에서 평가하는 삼성전자의 가격이 적절한지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만약에 동일기간에 삼성전자를 그냥 보유하는 것과, PBR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했을 때 어느 쪽의 성과가 좋았을까요? 

삼성전자 Buy&Hold vs PBR 매매타이밍 (2002/01~2021/12)

위의 차트를 PBR이 1.2 이하일 때 매수하고, 1.9 이상이면 매도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성과와 단순히 사서 계속 보유했을 때의 성과를 비교한 차트입니다. 적절한 시점에 들어가고 적절한 시점에 나가 있는 PBR을 매매타이밍 그래프를 보면 지난 20여년간 딱 3번의 매수 매도만 했을 뿐인데, 단순보유한 방식보다 성과는 더 좋고, 변동성과 MDD는 현저히 낮아지는 효율적인 거래를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Buy&Hold 전략이 동일기간 CAGR 13.75%, MDD -39.14%의 성과를 거둘 때, 삼성전자 PBR 매매 타이밍을 활용했으면 CAGR은 14.06%, MDD -24.16%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 빠져나와 있던 시기를 제외하고 투자한 기간만을 엄밀히 따져서 계산해본다면 삼성전자 PBR 매매타이밍은 20여년간 약 93개월 정도만 투자를 했고, 처음 자산을 14배 가까이 불린 셈인데 이것을 고려해서 CAGR을 계산해보면 무려 40.9%에 이릅니다. 만약 투자를 하지 않는 기간에 하다못해 미국 중기채권이라도 들고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삼성전자 B&H vs PBR 매매타이밍 vs 미국중기국채 활용 (2002/01~2021/12)

이번에는 삼성전자에 투자하지 않는 기간에는 미국중기채권(IEF ETF)를 보유하다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PBR이 1.2이하로 가는 순간 매수하고, 1.9에 도달하면 매도했을 때의 성과도 같이 알아보았습니다. 처음보다 자산은 25배가 불어났고, CAGR은 17.57%, MDD는 -24.16%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실로 굉장한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년 동안 평소에는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미국 국채를 들고 있으면서 편하게 지내다가 딱 3번만 삼성전자를 거래했는데 자산은 25배 이상 불어나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고려해보아야 할 점은 미국중기국채를 살 때 직접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IEF와 같은 ETF에 투자한 경우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환차익 또는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대체로 우리나라가 극단적으로 위기의 순간이 올수록 원화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감안해볼 때 부가적으로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위의 백테스팅은 참고로 환율의 변동은 고려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정리한 삼성전자 매수매도 방식이 어떤 분들에게는 굉장히 훌륭한 방법으로 느껴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포트폴리오 이론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의 관점에서 본다면 L&B 고유 전략인 런던, 뉴욕, 서울 포트폴리오 대비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에 반해 변동성은 더 크기 때문에 아주 큰 메리트를 느끼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나의 개별주에 모든 자산을 다 투입하는 방식은 아무래도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선택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의 삼성전자 매매 방식을 활용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아래의 차트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삼성전자 PBR 매매타이밍(with IEF) vs (with 런던) (2002/01~2021/12)

만약 여러분께서 평상시에는 매우 안정적이면서 채권대비 장기기대수익률이 비교적 높은 “L&B 런던 포트폴리오”에 투자하시다가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PBR이 1.2이하로 가는 순간 런던 포트폴리오 대신 삼성전자를 매수하고, 1.9에 도달하면 삼성전자를 매도하고 다시 런던 포트폴리오를 운영했다면 어땠을까요? 처음보다 자산은 93배도 넘게 불어났고, CAGR은 25.55%, MDD는 -24.16%의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의 방법들이 단지 백테스팅 상의 결과로 앞으로도 이대로 재현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무작정 삼성전자를 계속 사서 기다리면서 고통받는 투자보다는 아무래도 조금 더 스마트한 방법이라고 생각은 됩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은 도대체 삼성전자의 PBR을 어디서 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할 것입니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네이버금융에서 ‘삼성전자’만 검색해보아도 여러분이 원하는 정보를 어느 정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시면 아래의 그림과 같은 PBR 밴드와 수치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주가 대비 어느 정도 가격이 되어야 PBR 1.1 / 1.4 / 1.8/ 2.1 정도 될 것 인지 매우 쉽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항상 현재 시점에 정확한 PBR 수치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앞선 백테스팅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현시점의 PBR 수치를 알고 있다는 가정이 내포된 결과이며 일종의 미래선지편향(Look Ahead Bias) 오류가 숨겨져 있습니다. 물론 대략적인 BPS 추세나 여러 전문가들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현시점의 PBR을 비슷하게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예측치를 기반으로 기업의 실적발표 전에 이미 시장은 이것을 어느 정도 선반영해서 움직일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실적 발표 전에 매매타이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체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은 4월말이 되면 발표하고, 2분기 실적은 7월말, 3분기 실적은 10월말, 4분기 실적은 내년 1월말에 발표하는 식이기 때문에 만약 위에서 언급한 전략대로 매수 매도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미리 목표로 하는 PBR 수치에 해당하는 삼성전자의 대략적인 주가를 알고 대응을 하셔야 합니다. 즉, 실적 발표가 나오기 전에 시장가격은 먼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략적인 추세나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목표로 하는 가격에 도달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목표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의미는 정확한 매수 매도 시점을 골라내겠다는 의도는 아니며, 때때로 어닝 서프라이즈 혹은 어닝 쇼크 등의 시장 예측치를 많이 벗어나는 경우 내가 예상한 수치와 실제 기업 실적 간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어떤 특정한 가격이나 수치를 정확하게 딱 맞추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대략적으로 큰 틀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매수 매도 시점을 분산해서 대응하시면 충분합니다. 삼성전자 목표 PBR에 대응되는 가격을 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L&B 무료 강의 콜렉션“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지금 제시한 형태의 전략이 과연 타당한지, 과최적화된 부분은 없는지, 예상치 못한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충분히 더 고려해보셔야 합니다. 하필 PBR 1.2에 사서 1.9에 파는 전략이어야 할까요? 이는 전략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정도 구간에서 매수 매도 시점을 잡을 때 비교적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백테스팅 결과 때문일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퀀트 투자의 함정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전략이 작동하는 이유에 대한 아무런 고찰과 비판없이 무작정 최고로 좋은 수치가 나올 때까지 백테스팅을 돌려보고 과최적화된 전략으로 희망회로를 돌리며 투자에 임하는 분들이 근래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은 PBR이 잘 먹힌다, 모멘텀이 잘 안 먹힌다 등의 데이터와 통계분석의 탈을 쓰고 왜곡된 퀀트투자에 빠져서 많은 시간과 돈을 버리는 일을 흔해졌습니다. 한국 시장은 삼성전자와 같이 자사주매입은 적고, 씨클리컬한 업종을 메인으로 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순이익 변동성이 크고 자본이 기업에 많이 유보된다는 특성을 이해하고 나면 한국 시장에서 PBR이라는 지표가 잘 통할 수 있겠구나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모든 기업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는 무리일 것입니다. 우리가 숫자와 데이터를 통해 투자에 활용할 때는 그것들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통계적 관점에서 적절히 다룰 수 있어야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일전의 “아직도 삼성전자 주식만 사고 계신가요?” 칼럼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어찌되었든 하나의 개별주에 여러분의 전 자산을 투입하는 방식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포트폴리오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현명하지 못합니다. 영원히 회복하지 못하고 나락으로 간 기업의 사례는 너무나 많았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위의 백테스팅 결과만을 믿고 단 하나의 개별주에 모든 자산을 투입하는 방식은 절대적으로 지양해야 한다고 L&B팀은 생각합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아무리 가치 분석을 통해 최대한 싸게 싸면서 안전마진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일이 진행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음을 현명한 투자자라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라는 기업 자체가 앞서서 분석한 내용들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크게 변화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를테면 삼성이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에서 대만의 TSMC라는 아주 강력한 경쟁자를 밀어내면서 지금 거두는 이익률 이상의 고부가가치의 사업으로 진화한다든지, 막대한 CAPAX 대비해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기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빼앗겨버린다든지, 자사주 매입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든지 등의 앞서 우리가 했던 다양한 가정들이 바뀌는 상황이 된다면 이 칼럼에서 제시한 PBR을 활용한 삼성전자 매매타이밍 전략은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L&B팀은 참고로 일반적인 수준의 개인 투자자라면 하나의 개별주에 자산의 2%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는 방식을 절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L&B 팀은 가치투자 방식만을 추종해서 투자하지 않습니다.  또한 삼성전자 투자해야 한다거나 혹은 절대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드리려고 기획한 칼럼도 아닙니다. 심지어 여기서 저희가 제시한 전략대로 자산을 운용해보시라 주장하기 위해 쓴 칼럼도 아닙니다. 여러분들께 삼성전자와 같은 개별주를 다룰 때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가치투자적 관점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을 예로 보여드리면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하더라도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드리는 것이 이번 칼럼의 목적입니다. 우리가 생각한 투자 아이디어와 전략을 어떤 식으로 검증하고, 리스크 관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느끼셨길 바라면서 이번 칼럼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