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의 법칙은 과연 만능일까? – 내 원금이 진짜 2배가 되는 시간

“정확하게 맞히려다 완전히 빗나가는 것보다 대충이라도 맞히는 편이 낫다.”

워렌 버핏

 

복리의 속성에 대해서 앞서서 다룬 글들을 보고 오시면 좀 더 복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습니다.

 

 

 

 

투자에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

연복리수익률에 따라 원금이 2배로 불어나는 기간을 비교적 쉽게 계산해주는 공식을 하나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72의 법칙’이라고 알려져있고,

’72라는 숫자에 복리수익률을 나누어서 나온 값이 원금이 2배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리수익률이 8%일 경우 72/8=9 라는 결과에 의거하여

처음의 원금이 9년만에 2배가 된다는 것을 손쉽게 알려주는 공식입니다.

 

 

이 공식을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은

르네상스 시대를 살았던 이탈리아의 수학자 파치올리(1445~1514)입니다.

 

 

수학자이자 수도사였던 루카 파치올리 초상화
유클리드 기하학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당시 무역의 중심지였던 베네치아에서 활동했던 파치올리는

 

복식부기를 처음으로 제안한 사람으로 회계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며,

기하와 확률, 삼각법은 물론 미술에 대한 지식도 풍부한 다재다능한 사람이었습니다.

파치올리는 기하학 연구뿐만 아니라 산술 연구로도 유명한데

그의 저서 ‘산술집성’에서 복리 계산을 용이하게 해주는 ’72의 법칙’을 처음으로 제안하였습니다.

72의 법칙은 연복리수익률과 원금이 늘어나는 기간을 매우 쉽게 어림짐작할 수 있게끔 도와주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글은 ’72의 법칙’으로 근사치를 계산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안내하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복리수익률 36%를 ’72의 법칙’ 공식에 대입해보면, 2년이면 원금이 두배가 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얼핏 생각을 해보아도 2년만에 원금이 2배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약 2.25년이 걸립니다.)

더 나아가 연복리수익률 100%의 극단적인 수익률 값의 경우 실제로 원금의 2배가 되는데는 1년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72의 법칙’에 무조건적으로 대입해서 얻은 결과는 0.72년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상당한 오차가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차는 근본적으로 72의 법칙은 연복리수익률이 아닌 연속복리수익률을 기준으로 해서 만들어진 공식이기 때문입니다.

 

 

좀 복잡할 수 있지만 대략적인 느낌이라도 전달하기 위해

잠시 72의 법칙에서 활용되는 공식이 유도되는 과정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원금 1이고, 수익률이 r일 때 원금이 2배가 되는데 걸리는 실제 기간 n은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우선 1년 뒤의 이 자산의 총액을 구해보면

1*(1+r) 일 것입니다.

만약 2년 뒤의 자산의 총액을 구해본다면

1*(1+r)*(1+r)= 1*(1+r)^(2)이 되고,

이것을 일반화 시켜서 n년 뒤의 자산 총액은

1*(1+r)^(n)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2배가 되는 기간을 찾는다면 그 수식은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1*(1+r)^(n)= 2 (원금 1에 대한 2배값이 2)

‘n’을 구하기 위해 양변에 자연로그 ln을 적용하면

(여기서 왜 자연로그를 적용해야 하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연속적인 복리수익률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우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인 상용로그가 아닌 자연로그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아래를 통해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더 알아보기

n*ln(1+r)=ln2가 되고

n= ln2 / ln(1+r) 이라는 최종 공식이 만들어집니다.

여기서 만약 r의 값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충분히 작아지면

ln(1+r)=r 이라는 근사값을 대입해볼 수 있습니다.

(혹시나 자연로그 함수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ln1=0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즉 n = ln2/r =0.693/r

이 때 수익률 r을 소수점(ex) 0.06)이 아닌 정수(ex) 6%)를 사용하고 싶기 때문에 우측 항에 100을 추가로 곱해줍니다.

n=69.3/r

즉, 결론적으로 69.3이라는 숫자에 수익률 r을 나눠주면 원금이 2배가 되는 n년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서 위의 공식은 자연로그를 활용한 연속복리의 개념을 반영한 수식입니다.

(연속복리는 연단위로 한번 이자를 주는 연복리가 아닌

이자를 주는 간격을 월, 일, 시… 이런 식으로 차츰 이자지급간격을 세밀화하여 연속적으로 복리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연속복리수익률로 증가하는 자산을 반영하고 싶다면 69.3을 근사값으로 활용하면 됩니다.

이를테면 일복리수익률로 증가하는 자산을 반영하여 구하고 싶다면 거의 사실상 연속복리와 같으므로

69.3이나 69, 70 등을 근사값으로 활용하는 것이 72보다 더 정확한 원금이 2배가 되는데 걸리는 기간값을 알려줍니다.

 

 

그러나 대체로 우리가 일상에서 활용하는 1년을 마칠 때 한번 이자가 붙는 연복리를 취하기 때문에

이것을 근사할 때는 69.3이라는 숫자보다

72가 좀 더 실제값을 잘 반영한다는 것을 계산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 72는 1, 2, 3, 4, 6, 8, 9 및 12와 같은 약수가 많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계산시 매우 편리한 이점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는 복리수익률 6-10% 구간에서의 정확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72의 법칙’을 가장 널리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연복리수익률이라 할지라도 수익률이 낮아진다면 69.3을,

수익률이 높아진다면 78을 근사치로 계산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표는 실제 원금이 2배가 되는 기간과 각 근사값에 따라 이론적으로 계산되는 기간을 비교해 둔 것입니다.

72의 법칙의 함정

 

 

사실 여러분이 투자를 함에 있어서 이렇게 복잡한 지식까지 완벽히 숙지할 필요는 없긴 하겠지만

’72의 법칙’에 대한 좀 더 정확한 개념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방향으로도 이 공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만약 원금이 3배가 되는 기간을 알려주는 공식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ln2대신 ln3의 값을 구해서 대입하면 될 것입니다.

ln3= 1.098…이므로 대략 110을 복리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3배가 되는 기간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원금이 10배가 되는 기간이 궁금하다면 ln10=2.302..이므로 230에 복리수익률을 나누어주거나

혹은 좀 더 계산을 편하게 할 수 있는 240을 복리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10배가 되는 기간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곱씹어 볼수록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내용일 것이라고

L&B 팀은 확신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